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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에서 최약체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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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보내지 않음 돌

2026-09-10 12:47 · 조회 17

11화 — 보내지 않은 돌

숲으로 가는 짐은 아침에 나갔다.

따라붙으려면 지금 옷을 갈아입어야 했다. 출입문까지 십 분. 동문에서 회색숲까지는 걸어서도 닿았다.

나는 신발을 내려다봤다.

그다음에는 붕대를 봤다.

따라가서 뭘 할 건데.

바르텐이 봉인석 앞에서 손을 움직이면, 나는 그게 점검인지 훼손인지 구분할 수 있을까. 붙잡히면 무슨 말을 하고, 숲에 남겨지면 어느 손으로 나무를 짚을까.

이관표를 접었다.

따라갈 사람이 아니라, 먼저 막을 물건이 있었다.

D-37.

반출 창구에는 이미 상자들이 쌓여 있었다.

나는 담당 직원에게 어제의 이관표 사본을 내밀었다.

"14호와 15호에서 나온 돌도 나갑니까?"

"그건 보류됐어. 학년주임 지시로."

직원이 선반 안쪽을 가리켰다. 작은 상자 두 개에 봉인끈이 둘러져 있었다.

헤르만은 말을 해놓고 잊은 게 아니었다.

나는 준비해온 설명을 접었다.

"확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학생이 확인할 일이야?"

"어제 그 교구 밑에 있었습니다."

직원의 눈이 붕대로 내려갔다.

그는 출고 대장을 당겨 맨 위의 항목을 보여줬다. 같은 번호 옆에 붉은 선이 그어져 있었다.

대체품은 정비실에서 검사한 새 동력석이었다. 인수 담당자 이름은 바뀌지 않았다.

바르텐.

돌 두 개는 멈췄다. 사람까지 멈춘 것은 아니었다.

그때 뒤에서 발소리가 났다.

"아침부터 성실하군."

바르텐이 빈 운반함을 들고 서 있었다.

나는 창구 앞에서 옆으로 비켰다. 직원이 있는 자리에서 대답했다.

"보존 지시가 적용됐는지 확인했습니다."

"내가 어겼을까 봐?"

"사고가 난 교구라서요."

바르텐은 잠깐 웃었다. 직원에게 서류를 넘기고 새 돌을 받았다. 마개를 닫기 전에 검사표와 돌의 번호를 하나씩 맞췄다.

흠잡을 데 없는 동작이었다.

나는 그가 혼자 나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문밖에 기다리던 회색 작업복의 남자가 운반함을 받아들었다.

"점검반장은 먼저 출발하셨습니다. 북서 관리소에서 합류합니다."

"가지."

둘이 나란히 문을 나섰다.

나는 문턱 안에 남았다.

원작의 회상에는 망가진 봉인석이 나왔다. 누가 언제 어느 공구를 들고 다녀갔는지는 나오지 않았다.

오늘이 그날이라고 정해놓고 뛰었으면, 내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을 더 많이 밟았을 것이다.

나는 수첩에 적었다.

기존 동력석 반출 보류 확인.

대체품 지급. 동행 직원 있음.

바르텐의 이름 아래에는 줄을 긋지 않았다.

방으로 돌아왔을 때 로자린드가 복도에 있었다.

옆에는 양호실 직원이 작은 상자를 들고 서 있었다.

"약을 보러 왔네. 본인 앞에서 확인하자고 했다지?"

"예."

문을 열었다.

의자는 여전히 하나였다. 로자린드에게 권하고 나는 침대 아래에서 가방을 꺼냈다.

병 열두 개를 책상 위에 세웠다.

로자린드는 병목을 보자마자 안경을 밀어 올렸다.

"이게 자네 방까지 왔군."

"교수님 물건입니까?"

"내 실패작이지. 버린 적은 있어도 학생에게 마시라고 한 적은 없고."

나는 병을 내려놓았다.

게임에서는 설명문부터 읽었다. 여기서는 만든 사람이 내 침대 옆에 앉아 있었다.

로자린드는 하겐이 써준 인수증을 확인했다. 병 수와 남은 양을 적고, 사용한 병에서 감정용 약액을 덜었다.

내가 한 번 마셨던 것과 같은 눈금이었다.

"이 정도면 성분 대조와 잔류 검사에 충분해. 돌려줄 수는 없네."

"알겠습니다."

약 237회분.

마법을 쓰지 않은 아침에도 연료는 줄었다.

직원이 채취한 병을 봉하고 목록을 읽어줬다. 나는 틀린 곳이 없는지 확인한 뒤 서명했다. 나머지 병들은 내 책상 위에 남았다.

로자린드가 물었다.

"왜 이걸 골랐나?"

"회복용 약액에 관한 책에서 배합의 특징을 봤습니다."

"효율만?"

"회로가 없으면 효과가 없다는 주의사항도 봤습니다."

"그런데 마셨고."

나는 붕대 가장자리를 눌렀다.

"회복하는 대신, 술식으로 흘려보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로자린드는 바로 펜을 움직이지 않았다.

"생각과 실제로 한 일을 나눠서 말해보게."

점화와 목각견의 고리.

두 번의 시전을 설명했다. 남은 감각과 없어진 감각도 구분해서 말했다. 그녀는 팔을 살피고 직원에게 맥을 짚게 했다.

측정석은 끝내 빛나지 않았다.

병 안의 약액을 가까이 대면 희미하게 반응했다. 내 손을 올리면 꺼졌다.

어제 사람 하나를 구했다는 사실로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로자린드는 그 결과를 지우지 않았다.

"회로가 생겼다는 증거는 없네. 약을 견딘다는 증거도 없고."

"알고 있습니다."

"그럼 다음에는 견뎌보는 시험부터 하지 말게."

그녀가 빈 종이를 한 장 꺼냈다.

"먼저, 어떤 모양을 따라 흘렸는지 그려봐."

나는 펜을 들었다.

가슴 아래에 남은 풍계 술식이 선명했다.

그걸 그대로 옮겨도 되는지 한 번 생각했다. 아무것도 내놓지 않은 채 안전한 방법만 받을 수는 없었다.

첫 선을 그었다.

로자린드의 시선이 종이에 멎었다.

두 번째 선. 공급부에서 꺾이는 자리. 마지막으로 출력이 향하는 방향.

그녀가 물었다.

"이건 누가 보여줬나?"

"루시아 폰 벨트하임입니다."

"몇 번?"

"한 번입니다."

로자린드는 종이를 조금 돌렸다.

"그럼 시작부터 다시 듣지."

— 11화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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